2024/06/07 일기
1. 장론 종강
장론이 종강했다. 정말 이번 학기에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원흉이다... 위에 이미지를 보자. 아니 지금 저랑 장난치시나요? 저랑 그림 놀이 하시나요? 그림 일기 그릴 나이는 지났는데... 아니 또 제일 아래에 있는 적분은 또 뭐냐고ㅋㅋㅋ 제가 저걸 계산하나요? 제가요? 딱 이 짤이 떠오른다...
아니 근데 제일 어이가 없는 건 진짜로 계산을 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어떻게 하셨나요?
이거 하나 계산하려고 테크닉이 몇 개나 들어가는 건가요.... 또 찬찬히 지켜보면 그럴싸 하다. 이해가 간다. 아... 역시 피라미드는 사람이 만든게 맞다.
아무튼 최근에서야 겨우 장론 내용들 급급하게 따라가서 겨우 장론II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뭔지, 뭘 가르치려고 하는지 조금 이해했다. 진짜 기적이다. 사실은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나도 난독증 같은게 잠깐 있었었다. 논문을 읽어야 하는데 책을 읽어야 하는데 영어 줄글이 안 읽히더라. 이제 수식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난이도는 아득히 넘어섰고, 줄글을 읽으면서 식이 나오는 컨셉이나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영어로 된 글을 2줄 정도만 읽으면 글이 아른아른 거려서 글을 읽을 수가 없었다. 뭐 다행히도 지금은 완전히 괜찮아졌다. 덕분에 겨우 이해하고 이번에 최종 발표까지 잘 진행할 수 있었다.
원흉 얘기로 다시 돌아가면, 이번 학기에는 원래 장론 빼고 9학점만 들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학부 시절을 오만하게 잘 보냈다는 착각으로... 물리과 과목들 성적이 잘 나왔다는 자만으로... 장론까지 넣어버렸다. 또, 중간에 드랍할 수도 있었는데 드랍을 여태 한 번도 하지 않아서 객기로 안했다ㅋㅋ 레전드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 공부가 힘들었다기 보다는 시간을 부어도 부어도 이해가 안되니까 자존감이 깎이고, 시간을 하마처럼 잡아먹으니까 다른 데 쓸 시간이 줄고, 악순환의 반복의 반복이었다. 수업 진도는 저 멀리 나가 있는데 나 혼자 저 뒤에 있는 느낌의 연속에 연속이었다. 장론을 수강신청한 나비효과가 이번 학기 내 카이스트 적응을 완전히 망쳐버렸고, 너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막바지에 겨우겨우 어떻게든 공부를 해서 오늘 발표까지 잘 마무리 지었다. 굉장히 만족스럽게 잘 발표하고 온 것 같다. 발표도 영어로 진행했는데 저 영어로 발표 왜 할 수 있나요? 원래 학부 때 기초 영어 수업들을 때 5분 짜리 발표도 못해서 쩔쩔 매던 저 어디갔나요ㅋㅋㅋ 오늘 발표는 한 30분 정도 했는데 그냥 영어가 잘 됐다. 왜 저 잘 되나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긴 한데 외국에 떨어져도 굶어죽지는 않을 듯 하다. 외국 가서 한 3~6개월 정도만 살다오면 진짜 영어 때문에 진로가 막히는 일은 앞으로 딱히 없을 듯 하다.
말이 좀 샜는데, 장론에서 느낀 교훈은 뭐 원래도 알고 있었던 거지만 앞으로 수강신청 전 "나는 바보입니다" 삼창하고 수강신청 하겠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마음 고생시켰지만 마무리는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만족스럽게 잘 이해하고 공부했다. 그도 그럴게 수업 듣는 사람들 중에 1학년은 아무도 없었다... 딱 보니 내가 물리학과 대학원 처음 입학할 때 걱정한 그대로. 물리학과 경력만 6년 가까이 되고 물리만 공부한 사람들.... 나는 물리 이제 겨우 3년 공부한 사람ㅠㅠ 학년에서 오는 차이도 있겠지만 참 gap이 여실히 느껴지는 바이다.
원래 나는 늦어지는 거에 대한 조바심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최근에 이게 강제적으로 좀 생긴 것 같다. 이걸 지우려고 노력했었고 조바심이 많이 다시 지워진 것 같다. 아무튼 결론은 다음 학기는 수강 신청 잘 해서 보람차지만 행복할 수 있는$($가능한가?$)$ 학기를 보내고 1년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역시 물리학과 대학원생의 길은 멀고 험하다. 알고 있었지만 훨씬 험하군... 그중에서도 이론물리는 더더욱.... 그래도 가끔씩 공부하며 느끼는 희열을 좀먹으면서 겨우 공부한다.
아무튼 4개 중 하나 종강! 축하 축하!!

2. 운동
또 러닝 했습니다. 뭐 이제 얼마 뛰었다 이런 건 안 올릴까 싶다. 맨날 비슷 한 건데 너무 길어서 가독성이 별로야. 오늘의 차이점이 있다면 50km를 넘게 뛰어서 노란색 햇병아리에서 오렌지색 음 오렌지가 되었습니다. 이제 러닝한지 1달 되었다고 하네요.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뛰어 보겠습니다.
다만, 러닝이 좋아서 너무 열심히 뛰다가 무릎 부상이...ㅠㅠ 헬스 처음 시작할 때도 처음에는 진짜 많이 다쳤었지... 지금은 헬스 하면 다치는 이유가 자세를 몰라서라기 보다는 내가 중량 욕심에 무리하다가 다치는 경우인데, 처음 할 때는 자세를 몰라서 할 줄을 몰라서 엄청 많이 다쳤었다. 허리 다쳐서 한 5일을 바닥에 기어다니면서 살았던 적도 있을 정도로 무식하게 운동했던 것 같다. 이번 러닝에서도 그게 똑같이 있었다ㅠ 러닝도 주법, 보법 같은 영상이 유튜브에 이제 자주 뜨던데 좀 보고 배우면서 자세를 좀 고쳐서 안 다치고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부상 없이 할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험 공부도 할겸, 무릎 부상 회복도 좀 할겸 며칠 간은 러닝&헬스 둘 다 좀 쉴 듯 하다. 해도 공원 나가서 팔굽&턱걸이 하는 정도?
아, 또 다음 학기에는 카이스트 러닝 동아리에 가입해 보려고 한다. 혼자 뛰는게 좋기는 하지만, 마라톤 이런거 나갈 때 같이 나갈 친구들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다음 학기에 리쿠르팅 기간 체크해서 가입해 보는 걸로!
3. 간헐적 단식
요즘 몸에 대한 실험을 이것저것 많이 하는 중이다. 그중에 하나 도전해 보고 싶은게 간헐적 단식이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항상 과식을 많이 했었다. 그리고 린매스업을 하기 위해서 자주 적게 먹는게 좋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다 보니 식사라는 행위 자체가 일상 생활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잦았던 것 같다. 그래서 좀 밥을 덜 먹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었다. 이게 첫 번째 이유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제 여름이다 보니 뭐 거의 다왔긴 하지만 그래도 다이어트를 한 번 좀 제대로 해볼까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좀 배고픔이라는 고통을 좀 즐겨보기로 했다. 막상 이렇게 마음 먹고나니까 배고픔이라는 감정? 고통?이 그렇게 힘들지 않더라. 원래는 파블로프의 개 마냥 배고프면 뭐 먹어야지였는데, 이젠 배고파도 뭐 어쩔건데 난 잔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잘 때 속도 편하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사진은 어제 운동하고 항상 밥 먹는데, 밥 대신 땀 많이 흘렸으니까 당류 제일 적은 이온음료 하나랑 바나나 2개 간단하게 먹었는데 잘 때 속이 세상 편해서 너~~무 좋았다.
근데 진짜 이렇게 하면 내가 기초대사량이 1800kcal 정도 되고, 러닝이랑 헬스로 하루 평균 300~400kcal 빼준다고 생각하면 대강 하루에 최소 2200kcal 정도 쓰는 건데, 요즘 하루에 2끼 정도 먹고 먹는 것도 그렇게 과식하지 않고 진짜 정량만 먹어서 한 끼에 대강 700kcal 정도 치면 벌써 -800kcal이다. 여기에 뭐 바나나 같은거 먹는거 더 하고, 학교에서 철봉 보일 때 턱걸이 하는 거 플마 더해주면 하루에 -500kcal은 디폴트로 들어갈 거 같긴 하다. 한 이대로 한 달 하면 1.5kg 정도 빠지겠군... 아 최근에 몸무게 재봤는데 82kg로 더 늘었더라ㅋㅋ 인바디로 잰게 아니라서 체성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겠넹.
아무튼 러닝 기초도 좀 공부하면서, 간헐적 단식 관련된 거도 좀 공부해서 두 개를 잘 이해해서 내 몸에 실험해 보고 잘 써먹어 보려고 한다. 그렇다고 절!대! 몸 상해가면서 거식증 같은 병 걸릴 듯 마냥 단식을 하지는 않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뭐 내가 절대 그러지는 않겠지만ㅋㅋ 러닝도 그렇고, 간헐적 단식도 그렇고 모든게 배움의 연속이군... 고등학교 때 배웠던 생명과학 지식들이 굉장히 유용하다ㅋㅋ 저에게 생명과학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ㅋ
4. 시험 기간
이제 남은 시험은 3개이다. 뭐 근데 장론에 비하면 양반이라ㅋㅋ 주말이랑 해서 잘 공부하고, 잘 마무리 지으면 될 듯 하다. 얼른 종강아 와라~ 종강하면 헬스&러닝&연구로 알찬 삼박자의 삶을 살아주겠다! 또, 미라클 모닝 마냥 일찍 일어나는 습관들 같이 건강한 습관들도 여럿 길러보겠다! 라는 다짐을 해본다.
5. 음악 취미
원래는 음악을 취미?라고까지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취미가 맞는 것 같다. 부정할 수 없는 팩트! 노래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는 것 같다. 가끔 친구랑 같이 아니면 혼자서 학교 도서관에 있는 카페 가서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비중이 꽤나 큰 2가지 이유가 하나는 햇빛을 공부하는 동안에 쬘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부하다가 지치면 힘 빠지면 바깥에 의자에 앉아서 먼 산이나 하늘보면서 노래 들어면서 멍 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그렇게 한 30분 정도 멍 때린 것 같다. 눈도 좀 정화되는 것 같고 아주 great!
6. 도파민 중독
최근에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진짜 내가 도파민에 중독이 되기는 했었던 것 같다. 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도 감사함을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고, 자극적인 거만을 따라 다니다 보니 일상 속의 작은 행복에서 오는 삶의 풍요로움을 잊어버렸었던 것 같다. 요즘에 도파민으로 부터 굉장히 해방이 많이 되었다는 확신이 든다. 절제력도 정말 많이 늘었고,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느끼지 못하던 일상 생활 속에서의 사소한 행복들이 이제는 사소하지 않은 행복들이 되어 주는 것 같다.
결론이 이상하지만 절대 담배나 마약은 하면 안 될 것 같다. 담배나 마약 어떻게 끊나요?ㅋㅋㅋ 시작부터 하지 않는 걸로! 술은 흠 잘 모르겠지만 이건 조금씩 노력해 보는 걸로... 술은 운동 열심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끊어지니까 차근차근 해보는 걸로!
쓰다 보니... 이제는 일기가 아니라 수필을 그냥 쓰는 것 같군..... 뭐 어떤가! 오늘 3시간 반 자고 발표도 공부도 운동도 다 잘 했으니까 오늘은 좀 이제 쉬다가 일찍 잠들어버려야겠다. 내일은 알람 없이 일어나야지....... 벌써 행복하군.
아 그리고 요즘에 그냥 행복한 일, 칭찬 받을만한 일을 굳이 긁어내서 찾지 않아도 내 스스로 잘 생각하는 것 같아서 일기에 굳이 박박 긁어 쓰지는 않기로 했다. 작심삼일도 못했지만ㅋㅋ 뭐 어쩔건데!
오늘 잘 쉬고, 푹 자고, 내일부터 다시 시험 공부 달려보는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