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입맛이 없다. 정확히 입맛이 없다기 보다는... 뭘 먹어도 딱히 맛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더티하게 먹었을 때 맛이 클린하게 먹었을 때 보다 있어야, 그걸 감수하고 먹을텐데 그 차이가 딱히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더티하게 먹었을 때 내 머리에서 싫어하는 생각이 그걸 상쇄해서 이젠 클린하게 먹는 거에 기준이 맞춰진 것 같다. 최근에 라면이 땡겨서 먹었는데, 라면이 맛이 없다... 왜...? 그래서 요리를 다시 또 시작해 봤다. 입맛 없을 땐 내 입맛에 맞게 밖에서 사먹기 힘든 요리 해먹는 게 경험 상 최고다. 내가 갖고 있는 몇 요리 중 하나인, 바로 시금치 무침!
시금치 사본 지가 그래도 꽤 돼서 몇 g을 사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한 단을 사왔다. 경험 상 한 200~300g 정도 되는 듯? 역시 맛있다. 입맛이 확 돈다ㅋㅋ 솔직히 난 밖에서 몇 십 만원 주고 사먹는 대게 보다는 내가 요리한 시금치가 더 맛있다ㅋㅋ 이거 완전 좋은 거 아닌가ㅋㅋㅋ 그렇게 만들고 나서 2끼를 먹었는데 벌써 다 먹어 버렸다. 첫 끼에서 너무 맛있어서 잔뜩 먹었더니... 2끼 때는 부족했다... 한 600g을 만들어야 하나? 딱히 만드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그리고 입맛이 돌아버린 건지, 그냥 뭘 먹어도 이젠 먹는다. 퍽퍽하면 먹기 싫었는데, 뭐 지금도 먹기 싫은 생각은 있지만 그냥 먹어진다.
연구실에 있다가 배고파서 먹은 즉석에 즉석에 즉석 식품... 저렇게 먹었는데 왜 먹을만 한지 모르겠다ㅋㅋ 이걸 내가 다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전자레인지 돌리면서도 생각도 못했다. 저렇게 먹으니 뇌가 미쳐버린 건지, 닭가슴살에서 소시지 맛이 나네 하면서 맛있다 하면서 먹었다. 그 대신, 먹는 게 좀 퍽퍽하다 보니 물리기 쉬워서 콜라는 필수가 되어 버렸다. 그냥 일반식에서는 크게 상관 없는데, 저런 식단에서는 콜라 없이는 밥을 못 먹겠다. 뭐 요즘 제로콜라는 탄산 빼면 그냥 물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콜라도 식단에서 빼버리고, 우유나 두유 아니면 물로 대체할 생각은 갖고 있다.
그리고 벌크업-린매스업 사이에서 아직도 결정을 못하고 시간만 계속 흘러갔는데, 드디어 결정을 했다. 난 벌크업을 하기로 했다. 다만, 더티 벌크업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입맛이 없는 거에 장점을 살려, 클린하게 가져가고자 한다. 난 내가 엄청 잘 먹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먹는 양이 수치화 해보니 그렇게 또 엄청나지는 않았다.
당장 오늘 식단을 분석해 보자. 큼지막하게만 세고, 뭐 자잘한 건 안 센다.
첫 번째 끼니: 햇반 1ea + 전지 200g + 닭가슴살 1/2ea
➞ 탄: 70g, 단: 57g
두 번째 끼니: 햇반 2ea + 부채살 250g
➞ 탄: 140g, 단: 60g
지금까지 총 탄수화물 210g, 단백질 117g 정도 먹었다. 지방은 전체 칼로리 기준으로 해서 역산하니 대강 26g 정도 먹었다. 여기에서 바나나, 간장, 참기름, 식용유 이런 자잘한 거 치면 대략 탄:단:지 = 250:120:40 = 6:3:1 정도 된다. 내가 체중이 대략 80kg 정도 되니까, x1.5해서 120g 정도 먹어줘야 하는데, 이미 두 끼니만으로도 충분히 채우긴 했다. 그런데 칼로리는 최소 1500kcal 정도, 전체하면 한 1800kcal 정도 될텐데, 이건 내 기초 대사량도 안 되는 수치이다. 나는 항상 이 정도 먹었다. 왜 살이 안 찌는지, 비로소 이해가 가네... 이전에도 계산해 봤는데, 왜 몰랐지?
그래서 목표는 2500kcal 정도 먹는 거다. 아마 이렇게 집에서 먹을 수 있을 때는 여기에 간단하게 한 끼 정도 더 먹어 주면 될 것 같다. 밖에서 먹을 때는 아마 1500kcal 정도 먹을테니, 연구실 정식 한 두 끼니 정도 먹어서 4끼 먹는 걸로 하면 갈음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리 저리 야채 잘 챙기고, 바나나 같은 과일 잘 먹고, 영양제 등등 자잘히 잘 챙겨먹으면 될 것 같다. 아마 기존에도 충분히 잘 먹어 주고 있기는 해서, 과하게 먹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기도 하고, 연구실 정식 연구실이나 집에서 배고플 때 마다 1~2끼 정도 챙겨 먹어 주는 걸로 충분할 것 같기는 하다. 그렇게 먹어보고 또 피드백 얻어서 식단을 수정하면 될 것 같다.
여기서도 확실히 보인다. 보통 탄단지 비율을 4:4:2, 5:3:2 정도로 가져가는데, 내가 지방의 맛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다 보니 지방이 1로 비율이 낮게 나오는 것 같다. 이건 뭐 아몬드나 뭐 가끔씩 연구실에서 기름진 거 먹거나, 학식에 나오는 분리 불가능한 소스류에로 챙긴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기는 하다.
한 4-5월까지 목표는 우선 한 번도 도달한 적 없는 85kg 도달하기로 잡았다. 84kg 한 번 찍고 내려왔기는 한데, 그때 아마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잘 먹어서 그런 것 같다. 그렇게 85kg 도달하면 90kg까지 차근차근 다시 올려 보겠다. 이제 나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영역에 발을 들이는 거라 모르는 게 많기는 하다. 헬스 중량도 아직 복귀한지 1-2주 정도 밖에 안 됐지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 3대 최대 중량은 거의 회복했고, 이제 계속 지속하면서 기존 reps까지만 돌아오면 될 것 같다. 그렇게 돌아오고 나면, 차례로 증량 시작하면 될 것 같다.
90kg가 꿈의 무게인데... 95kg, 100kg까지 찌고 싶은 욕심은 없다. 거기까지 찌면, 먹는 거는 둘째치고 건강이 좀 안 좋아질 것 같다ㅋㅋ 그런데 진짜 벌크업 하려면 마음 독하게 먹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벌크업 한 사람들 보니 진짜 미친 듯이 먹어야 하더라ㅋㅋ 나는 단백질 파우더 같은 분말도 안 먹고, 무조건 생식으로만 해결할 생각이니까 더 열심히 먹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좀 마음이 독하게 먹어지기는 한다. 내 습관? 기조? 관성? 이기는 한데, 좀 삶이 안정을 찾으면 알아서 스스로를 제한하고 옥죄는 그런 걸 많이 한다. 요즘 클린하게 먹어지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대로 열심히 해서 올해 3대 500도 뚫어 보고, 몸무게도 85kg 뚫고 잘 해봅시다! 할 수 있따~ 아 또 밥 먹어야 하는데, 시금치 땡기네ㅋㅋ 두 단 사와서 요리해 둬야겠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