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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가 끝난 요즘 나의 생각들

낙서장/일기

by catengineering 2024. 10. 2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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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휴지기

 길었던 정체기, 감량기, 디로딩을 지나서 이제 본격적으로 다시 증량기에 돌입했다. 기존 증량기 최고 중량의 90% 무게부터 다시 차근차근 쌓고 있다. 순조롭다. 이번 디로딩에서는 많은 것을 배웠다.

 칭찬할 만한 점은 부상이 없던 첫 디로딩이었다는 것이다. 항상 디로딩 시기에 욕심을 못 참고 몸이 못 받쳐주는데 정신력으로 밀어붙였다가, 부상을 당하고 강제로 디로딩을 2달 정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 전부 그랬다. 이 과정을 한 3-4번 겪은 것 같다. 하지만 이번부터는 디로딩 때는 확실히 쉬어주기로 했다. 나는 일주일 정도 쉬는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였다. 세 달을 넘는 시간 동안 휴식 없이 길게 달려온 탓인지 한 2주 정도는 쉬어줘야 몸이 회복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한 달 쯤 되는 시기부터 회복이 온전히 회복되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내가 운동 강도를 굉장히 잘 내고 있었고, 휴식과 수면을 너무나도 등한시 했던 것이다. 앞으로는 이번의 디로딩 경험을 바탕으로 운동 강도 및 휴식 기간 설정을 체계적으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점은 다른 보조 운동들을 꽤 익혔다는 것이다. 몸의 휴식을 위해 프리웨이트를 배제하고 머신류들을 이용한 운동을 해서 척추와 전반적인 신경계들의 휴식을 계획했었다. 이 과정에서 다시 파워 레그프레스를 시작했고, 햄스트링 강화를 위해 노르딕 컬도 시작했다. 파워 레그프레스는 박재훈 식으로 하는데 내가 하는 모든 운동 중에 제일 고통스럽다. 고통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누구를 데려와도 내가 울게 만들 수 있다ㅋㅋ 하지만 머리가 맛이 가버린 건지, 레그프레스 하는 맛에 하체가 더욱 재미있어졌다. 원래는 스쿼트가 제일 좋았는데 이건 데드리프트의 한계가 전완근이 털려서 못할 때가 많은 것처럼, 기립근이 털려서 하체는 힘이 남아있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레그프레스는 기립근과 복압의 사용이 덜 요구되다 보니, 멘탈만 잡으면 무게를 칠 수 있게 되고 보디빌딩 식 자극을 잘 끌어낼 수 있는 것 같다. 노르딕 컬도 이제 한지 한 달 반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전에 비하면 실력이 정말 정말 많이 늘었다. 한 3달 정도 더 하면 제대로 된 노르딕 컬 1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풀업처럼 정자세 1개가 어렵지, 그 이후로는 개수 늘리기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워레그프레스와 노르딕 컬 때문인지 하체가 전에 비해서 눈에 띄게 두꺼워졌다. 이전 보다 체지방이 더 늘었는데 다리가 더 갈라지는 기염을 토하기도 한다. 이너싸이랑 아웃싸이를 열심히 한 덕에 이전엔 거의 없다시피 했던 내전근도 볼륨감이 생겨서, 하체가 더욱 입체적인 볼륨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人體の美!

 그 외에도 등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견갑의 비대칭 때문에 신경이 계속 가서 섣불리 증량을 하지 못했고, 낮은 성장 속도는 등 운동에 관심을 사그라들게 했었다. 대신, 대칭에 신경 쓰여서 증량이 어려웠던 등 운동의 대명사 랫풀다운, 풀업을 과감히 빼고 싱글 롱풀부터 시작해서 등 운동을 싱글 머신류들로 채우기 시작하니 대칭에 비교적 신경을 덜 써도 되고 증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다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지 한 1달 정도 됐을까, 전어를 구운 것도 아닌데 집 나갔던 광배가 다시 돌아왔다. 등에 힘줬을 때 생기는 Lat의 묵직함이 사라진지 오래라 슬픔도 가셨었는데, 다시 Lat이 돌아오니 너무나도 반가웠다. 양쪽에 다시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면 알겠지만, 나는 원래 굉장한 프리웨이트 신봉자였다. 머신만 해서는 절대 몸을 키울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평생 하나만 택일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프리웨이트로 평소에는 효율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스트렝스를 쌓고 부족한 볼륨은 머신으로 쌓는게 좋은 것 같다. 피로도 관리 측면에서도 머신을 섞어서 종종 해주는게 좋은 것 같다. 

 아무튼 간에 정말 많은 것을 체득했던 좋은 휴지기였다. 휴지기는 끝났고, 이제는 다시 달려보자!

 

2. 친구

 나는 친구를 잘 안 만든다. 사람을 사귀는게 귀찮기도 하고... 그냥 그렇다. 그래서 내 친구들은 거의 다 오랜 기간 동안 아는 친구들이다. 친구 중 제일 짧은 기간 동안 아는 사람이 5~6년, 제일 오래 아는 사람이 14년 정도 되는 걸 보면 나도 참 친구 만들기가 싫은가 싶다ㅋㅋ 그런데 이번에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새롭게 사람들을 만났는데, 좋은 사람들인 것 같아서 친하게 지내게 되는 것 같다. 얼마나 인연이 오래갈지는 모르겠지만, 한 두 달 새에 벌써 2-3번 정도 만났으니까 내 기준에서는 정말 많이 만난 것이다. 좀 기준이 박한가?ㅋㅋ 동갑도 있어서 말을 놓자고 하는데, 내가 원래 초반에 살갑게는 잘 하지만 친해지는 걸 잘 못하다 보니 놓기가 힘들다... 이 다음에는 놓고 좀 친하게 지내기로 했는데... 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ㅋㅋ 아무튼 이렇게 계속 만나면 좋죠~

 

3. 자기관리 

 자기관리 기존에도 했지만, 마음 속에 여유가 생기다 보니 하나씩 더 챙기기 시작했다. 일단 바디 로션 바르는 건 내 평생 절대 없을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르기 시작했다. 바르는게 너무 좋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ㅠㅠ 바디로션을 바르기 위해서 씻고 싶어지는 지경이다. 이제 날이 추워서 손이 틀 때가 많은데, 핸드크림도 작년에 사둔게 있어서 발라주기 시작했다. 향이 너무 좋고, 손이 맨들맨들 한게 좋다. 맨날 쇠만 잡아서 손에 굳을 살이 많아서 마른 세수 하면 아프고 따가울 때가 많은데 좀 덜해질 것 같다. 

 그 외에도 조금씩 여러가지를 시작했고, 시작하려고 한다. 그중 하나로 이제 옷도 좀 잘 챙겨 입고 다니려고 한다. 너무 거지꼴처럼 학교를 다니긴 했다... 확실히 옷을 잘 입지는 않더라도 깔끔하게 입고 나니니까, 나 스스로도 기분이 좋다. 옷을 산지가 언젠지... 조만간 큰 맘 먹고 몇 가지를 사서 잘 입고 다니려고 생각 중이다.

 내가 느낀 자기관리는 시작이 뭐든 어렵다. 자기관리가 굳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보니, 굳이 이거까지 해야 해?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많은데, 그래서 시작하기도 귀찮고 그렇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면 지속하는게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데 그에 반해 굉장히 이점이 많다. 그렇게 하나하나가 쌓이면 사람이 바뀌어 보이고 그렇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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