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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3 일기

낙서장/일기

by catengineering 2024. 5. 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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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mA1n38SKzr8&t=699s

 요즘엔 1차원적인 쾌락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른바 요즘에 유행하는 "도파민 디톡스"를 하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가장 먼저 한 것은 비교적 최근에 산 노트북의 CPU 성능이 더 좋아지면서 게임 전용으로 전락한 데스크탑 본체를 선 다 뽑아서 옷장에 처 박아버렸다. 게임을 안 하면 시간도 여유로워지고 잠도 잘 오고 좋은 점이 많은데 게임을 안 하기가 참 쉽지 않았다. 환경의 문제도 있겠지만 일단은 원인을 제거해버렸다. 그렇게 게임을 안 한지 2주가 넘어가는데 굉장히 만족스럽다. 장점을 하나만 꼽자면 2시만 돼도 잠이 온다. 아니 12시만 돼도 솔직히 피곤하다. 좋다. 그외에도 굉장히 많은 것들에서 디톡스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인스타도 핸드폰에서 지워버렸다. 쇼츠, 릴스 전부 다 끊어버리고 싶었는데 차마 유튜브조차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 그래도 최근에 태평소에서 국밥 먹으면서 핸드폰 하기가 싫어서 그냥 밥만 먹었는데 이것도 좋았다. 좀 더 경지가 오르면 유튜브도 지울 수 있지 않을까. 점점 더 발전해서 아침에 러닝을 하고 집에 와서 씻고 하루를 시작할까 하는 헛된 희망을 품어보는 요즘이다. 

 

 이렇게 디톡스를 하면서 빈 머리에 자기계발 관련한 내용들이 조금씩 차고 있다. 나도 예전에는 어떤 꿈이 있었고, 어떤 목표가 있었고, 아무튼 뭐가 많았는데 그것과 관련된 내용을 우연히 운동하다가 추천된 알고리즘에서 보았다. 

 

"과학고/의사 그리고 26세 대표 그는 왜 창업을 하는가"

 

를 보고난 뒤 느낀점을 요즘 내 생각과 연관지어서 좀 써둘까 한다. 굳이 이렇게 써두는 이유는 최근에 과거의 내가 쓴 글들을 보았는데, 지금의 나는 하지 못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고 이러한 생각들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이 글도 언젠가 다시 읽힌다면 그런 힘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써본다. 

 

 EO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들은 꽤 많이 챙겨보는데, 이 편은 예전의 내가 생각이 나서 유독 더 재밌게 몰입해서 봤던 것 같다. 나도 얼마 갈 것도 없는 5년 전 쯤만 해도 하고 싶은게 뚜렷하고, 목적 의식 강하고,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세상에 내가 못 풀 문제는 없을 것 같고, 하면 다 될 수 있을 줄 알았었다. 학부를 2년 다니고 운 좋게 한 스타트업에서 1년 반 동안 근무할 수 있었는데, 이 경험 역시 굉장히 값졌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만났던 사람들 전부가 나의 진로 방향에 0.1% 이상 씩은 영향을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소중한 경험이다. 스타트업이다 보니, 회사에 대학생들이 많다보니, 그리고 대학생인데 회사 생활까지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 다들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영상에서도 "광인클럽" 같은 걸 만들어서 한 숙소에서 지내면서 얘기도 하고 서로 성장을 도모하는 그런 곳이 있던데, 나에게는 회사가 그런 곳이었다. 다른 걸 떠나서 "나는 앞으로 ~~한 걸 하고 싶다"라는 허무맹랑하고 휘황찬란한 뜬구름 잡는 그런 소리를 해도 "그럴 수 있지"라는 그런 얘기를 해주는 사람들이었다 다들. 

 그렇게 회사를 1년 반 정도 다니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주전공인 기계공학에 이어 수학과/물리학과를 복수/부전공을 시작했다. 솔직히 물리학과 공부는 정말 재밌었다. 솔직히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다. 그런데 수학과 내용이 정말 어려웠다. 내 지능에 한계를 시험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도 뭐가 점점 채워지는 그런 느낌이 있었기에 끝내 졸업까지 했다. 

 

 지금은 카이스트 물리학과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주변에는 물리학을 4년 넘게 공부한 사람들이 가득한데, 난 고작 물리학을 2년 배우고 물리학과 대학원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뭐 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지금은 예전만큼 강하지는 않다.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정도인 것 같다. 솔직히 예전에는 공부가 정말 재미있었다. 남들 메이플스토리 하는 것처럼 시간 쓰면 정직하게 실력이 오르고, 그걸 확인하는 시험도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연구는 좀 결이 다른 것 같다. 물론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은 딱 난이도도 적당하고 배우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연구는 좀 다른 것 같다. 딱 이상황에 어울리는 노래를 또 어디서 알고리즘이 또 추천해줬다. 노래는 에팍하이의 빈차이다.

 

"홀로 남은 놀이터에서 그 높은 턱걸이에 오른 뒤 여태 까치발 인생,

내게 요구되는 건 늘 높게 뻗은 두 손보다 조금 위"

 

"자라지 않으면 성장통도 그저 패인(敗因)"

 

"평범해지는게 두려워서 꾸던 꿈, 이젠 평범한게 부럽군"

 

 이 가사들이 너무 공감이 많이 돼서 정말 많이 노래를 많이 들었었다. 연구를 하다 보면 될 것 같은데 90%까지 왔는데, 어그러지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뭔가 손에 닿을 듯 닿지 않는 그런 철봉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기분이다. 그런 와중에 지금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에서 힘듦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내가 성장하지 못하면 그건 결국 나의 실수이자 과오이고 비겁한 변명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지배하게 된다. 예전에는 평범한게 정말 싫었다.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내가 여러 과목을 전공한 이유 중에 하나도 대단한 물리학자들이 학부 시절 여러 학과를 전공했다는 사실을 듣고 내 머리도 될지 말지 확인해보고 싶은, 나도 그렇게 되고 싶은 생각이 기저에 있었다. 

 

 학부 시절의 6년 동안의 나를 돌이켜보면 박치기 공룡처럼 앞만 바라보면서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그만큼 공부에 열정이 가득했던 것 같다. 정말 눈이 초롱초롱하게 마인드 자체가 "세상에 못 배울 지식은 없다. 모든 지식들을 다 배워버리겠다" 같은 열정 넘치는 마인드가 탑재되어 있었는데, 그런데 요즘의 나를 돌아보면 그정도까지 되나 싶긴 하다. 솔직히 열정을 쏟다가 실패하고, 쏟다가 실패하고, 이게 반복되니까 스스로 무력감과 패배감에 빠진 것 같다. 솔직히 학부 시절에 이정도로 큰 패배감을 느낀적이 잘 없는 것 같기는 하다. 이 부분이 내가 물리학과 대학원을 선택할 때 가장 크게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예측이 쓸데없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네...ㅋㅋ 

 

 

 그래도 이건 과거 이야기고 최근에는 많이 회복했다. 일례로 저 에픽하이 빈차 노래 이제 잘 안 듣는다 ㅎㅎ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공부도 다시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올리고 있다. 과제 문제들 풀면서 하나씩 성취감 쌓아올리고, 그걸로 공부도 하고, 연구도 하고 그러고 있다. 이런 사이클이 유지되도록 도파민 디톡스를 해주니까 더 양성 피드백이 잘 돌아가는 것 같다. 아직 힘든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눈빛도 다시 초롱초롱까지는 아니어도 또렷하게 돌아온 것 같다. 썩은 동태 눈깔에서...ㅋㅋ 운동도 공부도 연구도 열심히 하다 보면 다시 또 잘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만약 연구 인생을 걸어서 연구 50년 한다고 치면, 이제 연구 인생의 1%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섣부르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길게 인생을 봐 보자. 최근에 한 과제에서 Rutherford sacttering에서 incident와 center의 거리가 trajectory$($hyperbola$)$의 단축의 길이에 해당하는 것도 혼자 더 생각해 보다가 찾을 수 있었다. 뭐 간단한 거긴 하지만 오랜만에 쌍곡선의 방정식 찾아서 아 점근선의 방정식이 이랬지... 쌍곡선의 초점이 이거였지... 하는 과정들이 재미있었다. 역시 난 이런 공부를 좋아하는데... 이 감각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가져갈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 정말 또 이제 여름인지 햇빛이 좋다. 햇빛만 받아도 정말 기분이 좋아서 일부러 밖에 나가있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집구석에 안박혀서 비타민D 합성 좀 하게... 그래서 선크림도 꼭 챙겨서 바르고 나간다. 이렇게 점점 건강한 라이프 사이클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걸 깨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계속해서 노력해 봐야겠다. 최근에는 운동을 정말 열심히 간다. 운동을 쉬엄쉬엄해서 사라졌던 복근이 거의 1년 반만에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중량도 정말 많이 늘었다. 스쿼트 120kg에서 이제 조금씩 중량 올려볼까 고민 중이고, 벤치가 새롭게 자세를 좋게 고치면서 기존 무게 70kg가 정말 가볍게 되었다. 무게를 생각보다 금방 잘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근육이 커지는게 커진게 하루하루 실감이 나는 요즘이다. 

 

 내일도 일어나서 수업 듣기 전에 학교 카페 가서 연구 좀 이어서 해 봐야겠다. 내일 그래도 한 6~8시간 갖다 박으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 제발!! 내일 딱 기분 좋게 연구 마무리 짓고, 헬스장 가서 벤치프레스 증량해서 세트 해봐야겠다. 요즘은 하체가 너무 힘들어서, 가슴이 중량이 느는게 보여서 가슴하는 날이 제일 기다려진다.

 

내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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